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모험 이야기 중 하나인『로빈슨 크루소』는 사실은 기구한 삶을 살아야 했던 한 그리스도인이 겪은 좌절과 회복에 관한 복음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 고립무원이 된 인간이 고난과 역경을 통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아 가는 종교적 성찰의 과정을 그린 영적 순례기이다.
아무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참담한 처지에 놓여서도 하나님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험난한 노정을 그린 또 한 편의 천로역정
거칠고 험한 인생길, 때로는 모진 풍랑을 만나 파선하고 적막한 외단 섬에 갇힐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이 아무리 험하고 고독하여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면 인생은 달라진다. 새로운 차원의 삶이 전개된다. 무인도에서라도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 섭리를 깨달은 자는 최악의 불행 앞에서 불굴의 인내를, 낙심천만한 상황에서 단호한 의지를 가질 수 있다.
300년 전 출간된 이래 수도 없이 재인쇄되어 판본만 해도 다 헤아리기 어려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모험이야기 『로빈슨 크루소』는 부침 많은 영욕의 세월을 보낸 저자 대니얼 디포가 자신의 기구한 신세와 그 가운데서 얻은 깨우침을 무인도에 고립된 한 선원의 극적인 삶을 빌려 표현한 일종의 자전 소설이자 도덕적 우화집이다. 경이로 운 인생을 살았던 저자 자신의 내면의 고뇌들과 영적 여정을 적은 기록으로서 알레고리로 펼쳐지는 대니얼 디포식 천로역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불세출의 모험 이야기는 구성과 내용 면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른 부분이 있다. 우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는 3부작으로 이루어진 원작에서 제1부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원작에는 주인공이 무인도에서 구조된 이후 다시 도전했던 두 번째 모험을 비롯하여 무인도 생활 당시 정리한 갖가지 묵상과 통찰들까지 담겨 있다. 또한 일반에 보급되어 있는『로빈슨 크루소』는 주인공의 28년에 걸친 무인도 생활을 사건 위주로 다루고 있지만, 원작자 디포는 그런 스토리를 보다 심원한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는 일생을 통하여 깨달은 두 가지 진리, 즉 어떠한 실패에 처해서도 믿음만 있으면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누릴 수 있다는 점과 사람은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흥미진진한 서사 구조를 통해 세상에 선포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름 없는 선원의 모습을 한 한 구도자의 하나님을 향한 사모의 마음과 천국으로 가는 곡절 많은 길을 그리고 있는, 이 전작 수록본의 출간은 문헌학적인 면에서나 모험담으로만 인식되고 있던 기독교 고전의 재발견이라는 면에서나 충분히 귀하고 의미 깊은 일이다.
★ 본문 보기
우리의 시대가 완고한 태도로 이 책에 담긴 의미 있는 생각들을 외면한다 해도, 언젠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열릴 때가 올 것이다. 내가 말한 미덕과 기독교적 사람의 지침들이 지금보다 더 흔쾌하게 받아들여질 날이 올 것이다. 다른 세대가 경멸했던 교훈을 통해 힘을 얻는 세대가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대니얼 디포 Daniel Defoe 영국 정치권의 성쇠에 따라 부침 많은 삶을 살았던 천재 문필가, 대니얼 디포는 플랑드로 출신의 양초 판매상인 제임스 포(James Foe)의 아들로 태어났다. 성을 '디포'(Defoe)로 바꾼 것은 30대중반인 1695년경으로, 원래의 성 '포'(Foe)를 기초로변형한 듯하다. 비국교도였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유명한 교육자인 찰스 모턴(Charles Morton) 경의 아카데미에서 목회자 교육을 받았지만, 곧 자신의 관심사가 상업에 있음을 자각하고 1683년부터 면직물 등을 파는 상인이 되었다.
1685년 가톨릭교도인 제임스 2세(James II)가 즉위하자 열렬한 비국교도로서 반란에 가담하기도 했으나 참패의 혼란 속에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였으며, 이후 여러 해 동안 사업에만 몰두하였다. 총명한 두뇌와 근면함, 과감한 결단력을 타고난 그는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였고 번창일로를 걸으며 사회적 영향력 또한 키워 갔다. 1688년 왕위에 오른 윌리엄 3세(William III)를 지지하는 글을 발표하면서 그와 교분을 쌓을 기회를 얻은 디포는 정치 저널리스트로서의 명성을 업고 궁정에 진입했으며, 수년 동안 국왕 직속 비밀정보원으로 활동하는 등 사업가로서 정치가로서 승승장구의 세월을 보냈다. 1692년 파산하여 막대한 부채를 지고 그 여파로 죽는 날까지 빚에 시달려야 하기는 했지만, 저널리스트로서의 능력과 정치 현안에 대한 안목은 그를 국왕의 소중한 동지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후원자이자 동료였던 윌리엄 3세가 사망하고 앤(Ann) 여왕이 등극하여 권력의 중심이 보수파 국교도에게 이동하면서 디포는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는 비국교도를 핍박하는 급진 고교회파를 풍자하는 팸플릿, 『국교 반대자들을 처리하는 가장 빠른 길』을 출간하였는데,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국교도, 비국교도 양측 모두의 비난과 오해를 받고 체포되어 칼을 쓰고 구경거리가 되는 수모를 당하였다.
★ 차 례
들어가는 글
제1부 로빈슨 크루소의 생애와 놀라운 모험 1. 바다로 나가다 2. 해적의 습격 3. 브라질의 사탕수수 농장 4. 무인도를 탐험하다 5. 불행과 위안 6. 치료제의 발견 7. 쾌적한 풀밭을 발견하다 8. 한량없는 기쁨 9.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다 10. 그 사람은 놀랄 만큼 빨리 달렸다 11. 프라이데이의 이해를 돕다 12. 주인님, 날 잘 가르치세요 13. 범선과 반란 14. 자정 무렵 배에 도착하다
제2부 로빈슨 크루소의 또 다른 모험 1. 고향 땅의 이방인 2. 바다에 붙이! 3. 섬 안의 두 마을 4. 영국인 배반자와 그의 아내 5. 저는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6. 그보다 더 끔찍한 광경은 없었다 7. 세상의 끝에 홀로 남겨지다 8. 끔찍한 타락
제3부 로빈슨 크루소의 무인도 명상록 1. 고독 2. 정직 3. 고결함 4. 대화 5. 약속을 지키는 사람 6. 수치스러운 대화 7. 지성의 질병 8. 음란한 언어 사용 9. 진실을 말하라 10. 자기 기만 11. 하나님의 음성을 경청하라